지난주 17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뜨겁게 달궜던 ‘쇠고기 청문회’에서 새로운 ‘청문회 스타’가 탄생했다. 통합민주당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지난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 청문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거침없는 ‘송곳 질의’와 ‘사퇴 압박’을 가했다. 조 의원은 “장관 청문회 때부터 (정 장관은) 장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해 왔다”고 포문을 연 뒤 “미국인은 95% 이상이 20개월 미만의 소고기를 먹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 내가 빚을 내서라도 값싸고 질 좋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사줄 테니 많이 드시라”면서 정 장관을 압박했다. 거듭된 질의에 정 장관은 자신없는 목소리로 “미국인들은 4%를 수출하고 96%를 먹는다”, “프로모션에 따라 먹을 수도 있고…” 등의 ‘동문서답’을 하자 조 의원은 “그런 것도 파악 못하면서 무슨 농림부 장관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고함을 친 뒤 농림부 관계자들을 향해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다들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은 이날 청문회 직전 공개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관련 협상 추진계획(안)’을 인용하면서 “정부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 7개의 특정위험물질(SRM)을 모두 제거, 내장 전체 수입금지, 사골뼈 및 골반뼈 제거 등 주요 협상 쟁점에 대해 협상 전부터 포기했다”고 정 장관을 몰아세웠다. 강 의원은 이어 “이토록 중차대한 문제를 장관이나 협상대표가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협상의 결정 주체에 대한 해임 등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강 의원은 지난 5일에도 ‘인간광우병 감수성이 높은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 30개월령 미만의 수입 조건을 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 문서 4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 이들은 네티즌 사이에서 ‘포스(Force)’가 넘친다는 의미로 ‘조포스(조경태 의원)’, 반지의 제왕 간달프를 인용한 ‘강달프(강기갑 의원)’ 로 불리며 일약 ‘청문회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2008-05-11 17:45:45민권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지역주의를 깬다며 무모한 선거에 잇따라 도전, 유권자의 기억을 되살리던 ‘바보 노무현’이 14년만에 ‘노풍’을 타고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로 우뚝 섰다. 이른바 ‘5공 청문회 스타’에서 집권 당 대선 후보로 오기까지 노무현 후보의 정치인생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노후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87년 9월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씨의 사인 규명작업에 나섰다가 3자 개입과 장례식 방해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일부 신문에 대서특필되면서부터다. 그간 평범한 변호사 생활을 하던 노후보는 87년 6월 민주화 항쟁을 거리에서 맞은 후 이석규씨 사건으로 구속되고 변호사업무 정지처분까지 받은 것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88년 4·26 총선(13대)을 앞두고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5공 실세 허삼수 후보의 대항마로 영입돼 부산 동구에서 금배지를 닮으로써 제도권 정치에 입문한 것. 초선 노무현은 88년 5공 청문회에서 다른 여야 의원들이 깍듯이 예우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힘있는 증인들을 정연한 논리와 송곳 질문으로 몰아세워 TV로 시청하던 국민을 열광시키면서 일약 ‘청문회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89년 3월 당시 여당인 민정당의 5공 청문회 참석거부에 항의, 의원직을 내던졌다가 ‘패기 있다’는 격려보다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난받고 결국 17일만에 사퇴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음으로써 정치 현실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그 뒤 김대중 총재의 신당에 참여, 부산지역에서 각종 선거에 출마했다가 줄줄이 고배를 마신 쓰라린 경험을 맛보기도 했다. 그 덕분에 정권교체후인 98년 7월 보선에서 국민회의 후보로 종로에 재도전, 오랜만에 금배지를 달고도, 2000년 4월 총선에서 다시 종로를 뒤로 한 채 부산(북강서을) 표심을 두드렸다가 예상대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 전력도 소지하고 있다. 한편 학창시절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노무현 후보는 친근하고 성실한 성품에 통솔력과 지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 있는 등 ‘민주당 대선 후보 노무현’을 예고하기도 했다. /박치형기자
2002-04-28 07:48:56지난 11일 이완구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야당위원들이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설'과 관련된 녹취파일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유성엽 진선미 김경협 진성준 의원.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예측하기 어려운 험로를 지나는 가운데 이 후보자의 청문회 내내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던 야당 청문위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 청문위원회 간사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을 비롯, 김경협, 김승남, 홍종학, 진성준, 진선미 의원 등 6명의 청문위원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전날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청문위원들이 생각한 것 보다 훨씬 강하게 싸웠다. 오히려 말려야 할 정도로 총력을 다했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고 이에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광진 의원은 '김진진홍김유 라인'이라며 청문위원들의 성을 딴 신조어를 언급하며 청문위원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청문회가 진행중인 시간은 물론이고 청문회 이후에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진선미, 진성준 의원의 이름이 수시간 머무는 등 이 후보자 청문회를 통해 야당 의원들이 이름값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청문위원들의 활약이 더욱 값진 평가를 받는 것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이 무난할 것이라는 예측 가운데 청문위원을 선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기대치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청문위원으로 활약한 모 의원실 관계자는 "후보자 내정 직후 당 논평도 '환영한다'는 내용이었고 언론에서도 거의 총리가 다 된 것처럼 보도돼서 청문위원을 고사해야 한다는 내부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의 개인적 과오가 야당 청문위원들에겐 호재로 작용한 셈.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6명의 청문위원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인 진선미, 진성준, 홍종학 의원의 선전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앞서 전국적 인지도는 물론 당내 눈도장 찍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강서을 지역구를 맡은 진성준 의원은 물론이고, 청문회 도중 은퇴를 선언한 이부영 전 상임고문은 공개적으로 진선미 의원을 강동갑 위원장에 추천하면서 진 의원이 이 지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역위원장이 총선으로 가는 직행티켓은 아니지만 상당한 가산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비례의원들에게는 유의미한 자리로 통한다. 당내 관계자에 따르면 진 의원이 강동갑 지역을 '물려받는' 것은 이미 오래전 내정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전 상임고문이 직접 후임 지역위원장을 사실상 낙점한 것이라 논란도 예상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15-02-13 14:57:16지난 ‘4·13 총선’에서 지역감정 타파를 내걸고 민주당 후보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바람에 밀려 낙선했다. 15대 보선을 통해 원내 재진입의 발판이 됐던 서울 종로지구당 위원장직을 지난해 8월 일찌감치 반납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표밭갈이를 하는 등 좌고우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총선 패배에도 불구,중용설이 나돌았다.특히 여권내 차기 대선주자중 한사람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으며 이번 입각이 경력쌓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내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도 입각을 염두에 둔 때문으로 알려졌다.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3대때 원내에 진출,5공청문회 스타로 각광받았으나 14대때는 낙선했으며 대선을 앞둔 97년11월 국민회의에 입당,종로 보선에서 당선됐다.
2000-08-07 04:53:576선 출신의 이한동 총리서리가 초선인 한나라당 이병석의원에게 ‘혼쭐’이 났다. 한나라당 이병석(포항북)의원이 26일 실시된 이한동 국무총리서리의 국회인사청문회에서 항간에 떠돌던 이총리서리와 관련된 부동산 의혹을 새롭게 제기,이총리서리를 크게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의원은 이총리서리가 판사시절 자신의 소유로 등기한 포천군 군내면 명산리 261-1번지 소재 농지 약 1200평에 대해 헌법의 ‘경자유전’원칙과 농지법등의 법조항을 들어가며 불법소유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이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작농주의를 농지제도의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이서리의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에는 상속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며 “등기부 상에는 매입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자작농주의를 농지제도의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의원은 “특히 문제의 농지는 이서리가 지난 66년 서울지방법원 판사시절에 매입한 것으로 당시 제3공화국 헌법에는 소작금지 조항과 자경하지 않는 농지에 대해서는 매매 금지 조항이 있었던 만큼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서리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이에대해 이총리서리는 시종일관 “고의가 아니다”,“모르는 일이다”,“책임질 수 없다”는 말로 옹색한 답변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병석의원은 어렸을 적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 배달을 한 것을 비롯해 구두닦이·당구장 종업원 등 안해본 일이 없이 고생을 해가며 검정고시에 합격,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입지전적 인물. 그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김영삼정권 시절 대통령 정무비서관(1급)까지 올랐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4·13총선에서 포항북구에서 당선됐다. / sm92@fnnews.com 서지훈
2000-06-26 04:42:24[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8월 출장으로 캄보디아를 갔다. 당시 수출입은행이 수행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EDCF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수도, 도로, 댐 등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전쟁이 끝난 1953년 이후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다가 후진국을 도와주게 된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다. 당시만 해도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할 때였고 필자 역시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 좁은 일자리, 과도한 양극화 등으로 불만이 많았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취재로 며칠을 보내며 생각을 완전히 바꿔 먹었다. 취재를 위해 들린 시골 농가의 모든 집들은 어른 2명은 족히 들어갈 큰 항아리를 가지고 있었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쓰기 위해서였다. 농가에서 기르는 개와 닭들은 먹을 것이 없어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씻지 못한 어린 아이의 피부에는 부스럼과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아이들이 아프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자 "킬링필드 당시 수백만 명의 젊은 사람들이 죽어서 병원, 약국은 물론 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님도 별로 없는 실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킬링필드는 1970년대 폴 포트 정권이 벌인 대량학살 사건으로 최소 사망자는 170만명, 많게는 500만명 이상이 죽었다는 설도 있다. 지도층의 부패,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청년층의 대량학살, 제조업과 같은 기초 산업의 부재로 '한강의 기적'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할 나라였다. 전쟁이 끝났던 195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가 캄보디아보다 가난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하루는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 산다는 수상 가옥을 방문했다.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아침에 물고기를 잡아 물고기가 잡힌 날은 하루 수입이 1달러, 아닌 날은 수입이 없다고 했다. 제대로 된 냉동보관 시설이 없어 오전에 물고기를 잡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해당 사정을 들으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히자 당시 통역을 담당했던 10대 후반의 캄보디아 청년이 한 말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여기 사람들은 하루에 1달러를 벌든 한 푼도 못 벌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은 자살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고 더 불행한 것 아니냐." SNS는 인생의 낭비? 불행의 근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엄밀히 말해 그는 "SNS를 하는 것은 시간의 낭비이며 그럴 바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라"고 했지만 어쨌든 SNS의 해악성에 대한 그의 말은 자주 인용된다.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현대의 SNS는 분명히 이 베블런 효과를 강화하는 듯하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의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자녀들의 SNS와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쿡 애플 CEO,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전 페이스북 부사장, 페이스북 창립 멤버인 션 파커 등은 모두 SNS가 아이들에게 해로울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도 "자녀들에게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자녀가 14살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전 직원이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2021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페이스북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의견의 경우 실제로는 0.1%, 혹은 1%에 불과하지만 해당 게시글이 더 많이 퍼지고 읽히는 특성이 있는 만큼 더 많이 확산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출한다는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이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알면서도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을 더 많이 확산한다는 것이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SNS에는 더 비싼 빙수, 더 비싼 차, 더 비싼 가방과 관련된 게시물이 더 많이 올라오게 되고, 이는 이를 갖지 못한 사람의 박탈감을 키우고 소비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사교육이 불안을 먹고 성장하듯 SNS는 비교를 통해 불행을 조장한다. 10만원 빙수, 비싸도 줄서서 먹는다 매년 여름을 앞두고 빙수계의 '샤넬'로 불리는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가격이 올라 올해는 9만8000원이다.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이라고 뜨악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SNS에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 한 스푼을 추가하면 나쁘지 않은 소비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신라호텔망고빙수'를 검색하면 1만2000건의 게시물이 나온다. 올해 포시즌스 호텔이 내놓은 애플망고 빙수는 신라호텔망고빙수의 뺨을 치며 한 그릇이 무려 12만6000원이다. 최고가 빙수 타이틀도 가져갔다. 롯데호텔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도 9만2000원에 달한다. 대체제인 설빙의 애플망고치즈설빙은 1만2900원으로 특급호텔 빙수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해 보인다. 포시즌스 호텔 빙수 1그릇 값이면 10번을 먹을 수 있다. 꼭 애플망고가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면 롯데리아빙수는 53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1번을 포기하면 23.7번을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롯데리아빙수를 검색하면 909건의 게시물만 나온다. 14만원 고든램지 버거, 英이었다면 가능할까? 영국의 유명 쉐프 고든 램지는 2021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고든 램지를 2017년 한 번 실제로 본적이 있다. 그는 당시 오비맥주의 광고 모델로 한국에 와서 기자들을 만났다. 당시 '고든 램지 "韓맥주 맛없다 한 기자 엉덩이 걷어차 줄 것"'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 전 기자였던 다니엘 튜더가 칼럼을 통해 "북한 대동강 맥주 보다 맛없는 한국 맥주"발언을 한 것을 두고 같은 영국 출신 셰프가 한국 맥주도 맛이 있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기사였다. 고든램지버거는 그의 유명세도 있었지만 악명 높은 가격으로 더 이목을 끌었다. 특히 트러플 버섯과 투플러스 한우가 듬뿍 올라간 '1966버거'는 가격이 14만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과연 그가 본국인 영국에서 이런 '사악한 가격'의 버거를 출시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줄서서 먹는 버거로 유명한 고든램지 버거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수는 벌써 2만3000개를 돌파했다. 맥도날드에서 해피밀로 판매하는 불고기버거 값 1개의 가격이 2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고든램지1966버거 하나 값으로 약 56명이 먹을 수 있다. 미쉐린 식당에서 먹는 2만원 꼬마김밥 뉴욕과 서울에서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한 파인 다이닝 '정식당'의 '맛있는 김밥'도 SNS 좀 한다는 사람에게는 유명한 메뉴다. 임정식 셰프의 이름을 딴 정식당은 김밥이나 비빔밥, 구절판 등을 재해석한 독창적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한 정식당은 2017년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하고 현재까지 유지중이다. 단일 코스 요리를 판매하며 점심은 18만5000원, 저녁은 28만원이다. 정식당의 '맛있는 김밥'은 코스와 별도로 추가 주문을 하는 메뉴로 따뜻한 불고기밥을 김부각으로 감싼 소형 김밥이다. 어른 중지보다 약간 긴 사이즈로 두께는 꼬마 김밥 수준이다. 크게 배어 물어 두 세입이면 사라지지만 가격은 2만원이다. 성게가 들어간 김밥은 6만5000원이다. 편의점에서 현재 1100원에 판매되는 삼각김밥 59개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총 6만1000개의 '정식당' 관련 게시물이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6-01 16:44:21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본인의 말처럼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 '나쁜 놈들 잡는 일'만 잘하면 되는 검사와 '일국의 장관'은 달라야 한다. 장관은 동시에 국무위원이기도 하다. 장관은 행정 각부의 장으로서 한 부서를 책임지지만 국무위원은 국무회의의 위원인 헌법기관으로, 국무총리와 함께 내각을 구성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다. 법무부 수장을 넘어 국무위원의 직위에서 국정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한 장관은 지명 당시부터 야당의 지나친 관심(?)과 '소통령' '황태자' 운운하는 비판 덕분인지 몰라도 현 정부 내각 인사 중 단연 스타로 부각되었다. 거칠게 몰아붙이는 야당 의원들과의 입씨름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은 줄곧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실수도 있었지만 청문회 석상에서부터 지금까지 보인 한 장관의 논리와 멘탈은 경탄할 만하다. 하지만 사이다도 과하면 물리는 법. 이 경우에도 '과유불급'은 어김없는 진리이다.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도중에 말을 끊고 끼어드는 장면은 여러 번 있었다. 자신의 잘못된 발언을 단순히 정정만 하고 넘어가는 태도를 지적하는 의원에게 "그럼 정정 말고 어쩌란 말이냐"는 대응은 지나치다.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을 비판하며 "대통령조차도 국회 입법권을 침해할 수 없다. 장관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설 수 있느냐. 아주 심플한 질문이다"라고 묻는 의원에게 한 장관은 "너무 심플해서 질문 같지가 않다"고 대꾸했다. 이런 태도는 진영 논리를 넘어 '오만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중에서 회자되는 것처럼 한 장관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전략적으로 도발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거대 야당의 횡포에 밀리지 않으려는 소수파 정권의 몸부림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한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확실한 증거를 들이밀고 꼼짝할 수 없도록 빈틈없는 취조를 통해 기어코 피의자의 항복을 받아내야 하는 검사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무위원은 정무적이어야 한다. 권성동 여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말한 대로 "여의도 여당은 민주당 아니냐. 169석을 갖고 있는데 민주당 협조 없인 법안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장관을 대하는 야당 의원들 태도 역시 부적절하긴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고압적이고 적대적인 발언으로 반발의 빌미를 제공한 면도 있다. '시행령 정치'를 비난하지만 이른바 검수완박법 제정을 서두르다가 '중'을 '등'으로 바꾼 한 글자에 허를 찔린 입법 실패에 다름 아니다. 한 장관 '탄핵 추진'은 실력으로 안되니 완력으로 한다는 시중의 비판을 자초하는 것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개정하는 게 정도이다. 고성을 지르고 힘자랑만 하는 게 거대 야당의 특권이 아니다. 합리적인 법률을 만든다면 여당 법사위원장이나 대통령 거부권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조만간 법무부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과정에서 한 장관과 야당 의원들의 격돌은 재연될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고성, 빈축, 조롱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님을 양측 모두 인식해야 한다. 한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야당은 입법부를 책임진 헌법기관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국정을 논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반성부터 하기를 바란다.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2-09-01 18:27:38삼성이 25년 만에 감독 대행 체제를 꾸렸다. 삼성 구단은 지난 1일 허삼영 전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전하며 당분간 박진만 대행체제로 시즌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이 대행체제로 나선 것은 1997년 백인천 감독 사퇴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은 조창수 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렀다. 이제 자연스럽게 관심은 차기 감독 선임에 쏠리고 있다. 누가 명문 구단 삼성의 16번째 사령탑이 될까. 프로야구 감독 자리가 비면 늘 무성한 하마평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대행체제 하루 만에 벌써 양준혁, 이승엽 등 삼성의 역대 프랜차이즈 스타 이름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둘은 곤란하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감독 청문회(그런 일은 없지만)에 걸릴 심각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 둘은 현역 은퇴 이후 한 번도 코치를 역임하지 않았다. 야구 해설가로 활동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만 감독 감으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야구 감독은 재능보다 열정을 더 요구하는 자리다. 재능만으로는 선수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감동이 없으면 리더십은 생겨나지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 감독의 경우 상당수 해설가 출신이지만 반드시 코치나 2군 감독 등 현장 경험을 거치게 한 다음 지도자로 발탁한다. 국내 프로야구 우리(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다카츠 신고 야쿠르트 감독은 해설가, 코치, 독립리그 감독을 차례로 역임했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 40살의 나이에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1승 8세이브를 남기고 물러갔다. 이후에도 44살까지 대만과 독립리그 등에서 현역 투수로 활약했다. 야쿠르트가 2014년 그를 감독으로 발탁한 이유는 마지막까지 현역을 고집한 그의 남다른 집념이 지도자로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다카츠는 일본과 메이저리그서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니혼햄 신조 츠요시 감독의 경우는 좀 유별나다. 그는 한신과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TV 탤런트, 모터크로스(오토바이) 선수로 뛰는 등 잠시 야구계를 떠나 있기도 했다. 니혼햄은 그의 대중적 인기와 톡톡 튀는 개성을 높이 사 지난해 말 신임 감독 계약을 맺었다. 신조는 자신의 직책을 감독이 아닌 '빅 보스(Big Boss)'라고 부르게 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빅 보스라는 직책으로 일본야구기구(NPB)에 등록했다. 이승엽은 2017년 은퇴 이후 해설가와 방송인으로 지내왔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한 시즌 56홈런 신기록과 한일 통산 626홈런(KBO 리그 467개·1위)을 기록한 전설이다. 양준혁은 4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8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통산 2318개의 안타를 때려내 이 부문 2위(1위 박용택·2503개)에 올라 있다. 이 둘의 등번호(10번 양준혁, 36번 이승엽)는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삼성의 감독이 되려면 먼저 코치나 2군 감독을 거쳤으면 한다.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면 느려 보이지만 단단하다. 자신이나 삼성 구단 모두에게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 texan509@fnnews.com
2022-08-02 18:28:45삼성이 25년 만에 감독 대행 체제를 꾸렸다. 삼성 구단은 지난 1일 허삼영 전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전하며 당분간 박진만 대행체제로 시즌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이 대행체제로 나선 것은 1997년 백인천 감독 사퇴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은 조창수 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렀다. 이제 자연스럽게 관심은 차기 감독 선임에 쏠리고 있다. 누가 명문 구단 삼성의 16번째 사령탑이 될까. 프로야구 감독 자리가 비면 늘 무성한 하마평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대행체제 하루 만에 벌써 양준혁, 이승엽 등 삼성의 역대 프랜차이즈 스타 이름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둘은 곤란하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감독 청문회(그런 일은 없지만)에 걸릴 심각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 둘은 현역 은퇴 이후 한 번도 코치를 역임하지 않았다. 야구 해설가로 활동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만 감독 감으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야구 감독은 재능보다 열정을 더 요구하는 자리다. 재능만으로는 선수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감동이 없으면 리더십은 생겨나지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 감독의 경우 상당수 해설가 출신이지만 반드시 코치나 2군 감독 등 현장 경험을 거치게 한 다음 지도자로 발탁한다. 국내 프로야구 우리(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다카츠 신고 야쿠르트 감독은 해설가, 코치, 독립리그 감독을 차례로 역임했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 40살의 나이에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1승 8세이브를 남기고 물러갔다. 이후에도 44살까지 대만과 독립리그 등에서 현역 투수로 활약했다. 야쿠르트가 2014년 그를 감독으로 발탁한 이유는 마지막까지 현역을 고집한 그의 남다른 집념이 지도자로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다카츠는 일본과 메이저리그서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니혼햄 신조 츠요시 감독의 경우는 좀 유별나다. 그는 한신과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TV 탤런트, 모터크로스(오토바이) 선수로 뛰는 등 잠시 야구계를 떠나 있기도 했다. 니혼햄은 그의 대중적 인기와 톡톡 튀는 개성을 높이 사 지난해 말 신임 감독 계약을 맺었다. 신조는 자신의 직책을 감독이 아닌 ‘빅 보스(Big Boss)’라고 부르게 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빅 보스라는 직책으로 일본야구기구(NPB)에 등록했다. 이승엽은 2017년 은퇴 이후 해설가와 방송인으로 지내왔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한 시즌 56홈런 신기록과 한일 통산 626홈런(KBO 리그 467개·1위)을 기록한 전설이다. 양준혁은 4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8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통산 2318개의 안타를 때려내 이 부문 2위(1위 박용택·2503개)에 올라 있다. 이 둘의 등번호(10번 양준혁, 36번 이승엽)는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삼성의 감독이 되려면 먼저 코치나 2군 감독을 거쳤으면 한다.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면 느려 보이지만 단단하다. 자신이나 삼성 구단 모두에게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8-02 13:11:38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줄이고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무소불위 검찰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등 후속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검찰 수사권을 이양받는 경찰 역시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이 나눠 갖는 게 맞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는 헌법소원으로 공이 넘어가며 재논의의 불을 붙였다. ■"'검수완박' 해도 나라 안 뒤집혀" '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앞두고 경찰은 앞으로의 역할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은 4일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에서 (수사권) '박탈'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다"며 "이는 오히려 사법적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입법 취지"라고 밝혔다. 검찰이 주장하는 법안 위헌성에 대해서도 "위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팀장은 "헌법에서는 수사 주체와 절차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영장주의의 본질은 검찰의 신청이 아닌 법관의 판단으로 영장 청구권이 검찰의 수사권 독점을 보장하는 조항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이 '검수완박' 이후 부실 수사나 경찰 수사권 남용 우려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은연중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수사권 남용과 관련, "국내 수사 100% 중 99.4%가 통제받아 왔다"고 전제한 뒤 "(오히려) 검찰이 하는 0.6%에 대해 통제가 없었다. '검수완박'이라는 표현보다는 통제받는 수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기일이 늘어났다는 비판은 수용하면서 향후 수사인력 확대와 인프라 확충으로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검찰개혁안 때문에 나라가 뒤집히겠나"라며 '검수완박' 논란을 일축했다. 김 총리는 전날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유흥주점에서 술 접대를 받은 검사 등 여러 사례를 짚으며 "검찰이 누려왔던 무소불위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며 법안의 당위성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검수완박'으로 경찰 권한이 비대해지면 또 보완하면 된다며 "경찰에 (모든 권한을) 다 주나. 제가 경찰을 지휘하는 장관을 해봤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졸속 입법, 즉각 재논의해야" 법조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검수완박'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양향자 의원실이 확보한 청문회 답변자료에서 한 후보자는 '제도적 허점' '중대범죄 대응역량 저하' '사건 암장' 등의 표현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맹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중수청을 설립해 검찰의 수사기능을 박탈하는 것은 사실상 검찰청을 폐지하는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안 공포 하루 만에 재논의를 들고 나왔다. 변협은 이날 논평에서 "형사사법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야기하는 개정안이 수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입법화됐다"며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법안이) 재논의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단체들의 헌법소원도 줄을 잇고 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은 법안 국무회의 의결 직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냈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과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도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는 전국 113개 대학교 캠퍼스에 "검찰 공화국 걱정하더니 경찰 공안국가로의 회귀가 대안이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임광복 이진혁 기자
2022-05-04 18:16:27